아침마다 인쇄되어 나오는 18개 (석간 포함)의 일간지를 대한다. 당연하게도 물론 이 매체의 모든 면을 성실하게 읽는 건 아니고 - 그러면 정말 좋겠지만 그러다가는 내 일을 다 못하는 건 둘째치고 정말 토나온다… - 그래도 좀 공을 들여 여러 면을 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각 매체별 특성, 어디가 클리셰스럽고 신파/교조적 헤드라인을 자주 뽑는지 그래서 얼마나 감정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치우쳤는지 게다가 얼마나 살짝 비틂으로서 원하는 시나리오에 맞추는지 때로 어디가 사정이 힘든지 등이 대강은 보인다. -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잖여 -
당연하게도 나도 호불호의 매체가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18개 매체 중에서 정말 100% 신뢰할 수 있는 매체도 100% 그지같은 매체 - 즉 모든 면에서 한결같이 그지같은 (섹션별 내용, 중립성과 편향성, 언론의 역할을 하는가의 문제, 디자인, 정보력, 레이아웃, 만화 등등까지) 곳 -도 없다는 점이다. 이 매체들은, 세상이 선과 악, 좋은데 vs 나쁜데, 시스템 최고 vs 열악 후짐 촌빨 의 가늠이 명확하다면 참 쉽고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그런 전술로 생존해가고 있는 듯 하다. 교양스러움을 모든 섹션과 디자인과 편집에서 지향하고 있는 매체에서 천박한 대세주의에 기반해 물타기하듯 감정적으로 보도한다든지, 마치 동네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노인양반이 도끼눈을 하고 고집부리는 것 같은 논조를 늘어놓는다든지 하는 것들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이러쿵 저러쿵 깊이있는 매체 분석은 사실 정말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고 결코 간단하지 않다. 오늘자 모신문 서평에 나온 "학습하는 당신이 희망이다" 라는 책에서 그러는 것처럼, 매체 역시 매일 쏟아져 나오는 보도의 홍수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얼만큼 잘하고 잘못하고 있는지, 어떤 놈이 진짜고 어떤 놈이 가짠지를 알아차리려면 진짜 열라리 맨날맨날 신문 붇들고 학습해야 하는 거라서 말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런 학습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매일 신문을 비교하면서 읽는 습관. 편집과, 행간을 읽어내는 노력. 그런거 좀 사람들에게 권유하고 싶다. 학습이 필요해요! 그리고 학습은 시간과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어렵지만 좀 해봅시다.
하여간에 내가 여러 과정을 거쳐 가장 싫어하게 된 매체는 한국경제다. 세계일보나 국민일보나 파이낸셜 뉴스 역시 매력적이지는 못한 매체들, 이들은 정보력이나 레이아웃이나 많은 부분에서 미안하지만 그러하다. 하지만 매력이 없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다른 문제지. 나는 한국경제신문을 싫어합니다. 친한 기자도 있고 사람들 하나하나 미워죽겠는 것도 아니고 - 다들 각 나름의 가정과 입장과 사회에서 사랑스럽고 가치있는 자 잖아 - 그리고 처음부터 싫어했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지금도 (업무상 어쩔수 없이) 맨날 읽고 있는데 재밌는 시리즈가 없지도 않지. 하지만 매체에의 호불호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여러 취재가 하나의 목적에 수렴되는, 혹은 하나의 목적에 의해 여러 취재가 assign 되고 기사가 구성되는 시스템을 얘기하는 거다. 어디를 바라보고 있느냐, 어디의 편을 무슨 이유로 대변하고 있느냐, 그래서 어떻게 얘기할 거냐를 정하는 한국경제신문의 주체에 나는 강한 반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조동중의 친기득권(친정부, 친기업이라고 안하고 이 표현을 쓰겠다) 성향으로 인한 왜곡과 편파를 문제 삼지만 사실 그런 점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곳 중의 하나는 한국경제신문 이라 생각한다. 경제지라서 제껴놓은 거 같기도 한데, 한국경제신문은 그동안 내가 느껴온 바에 의하면 뭐랄까... "대학을 나와 저널리스트로서의 꿈과 사명을 갖고 들어온 기자가 얼마나 됨까? 아니 있기는 합니까?" 라는 생각이 뇌리를 가장 강하게 어퍼컷 하고 들어오는 그런 집단의 냄새가 세다. 물론 전경련이 만드는 신문이니까 경제를 다루는 마인드가 그럴수 밖에... 하고 물러나기에는 어라 이거 만사를 다루는 모냥세가 너무 쉽게 기득권 세력에게 정의를 (혹은 마음을) 허락한다고나 할까.. - 용산 참사때도 제일 어이없이 + 한결같이 + 날뛴 곳이 (사람들은 조선이라 생각하겠지만) 여기라는 인상을 나는 받았다. 용산재개발로 인한 수혜자이자 사태의 해결이 얼른 되어야 하는 실제적인 필요가 있던 이들이 대주주인 관계로 그렇게 했다..라고 까지 얘기하기엔 그들이 그렇게까지 머리가 좋다고 생각은 안하고 싶은데... (이런 점에서 나는 누구의 말처럼 나이브 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문화일보를 더이상 종합일간지 라는 정론 매체로 생각하지 않게 된 때가 기억난다. 피크는 신정아 사건 때의 보도 였고, 그때를 기점으로 나에게 그렇게 정리되었다. 문화일보에 다니고 있는 일부 훌륭한 기자님들 그리고 실제로 친한 기자님들을 차치하고 그저 매체는 옐로우한 타블로이드, 찌라시 그 이상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좀 폐간되었으면 좋겠지만 내 소원이 이루어질리 없겠고... 돈내고 문화일보 구독하는 사람들은 다시 보게 된다.
요 근래 본 한국경제 어이없는 칼럼 얘기를 하려다가 이렇게 마무리 하고 말았구나...

# by | 2009/10/17 15:52 | 몰라서 그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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